전시 & 작품노트/천손강림전

천손이 강림하여...

GPIA 2012. 1. 30. 14:08

 

단군신화의 전체 요지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와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고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 전체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분은 천신강림 신앙이며 둘째는 지모신 신앙이고 셋째는 천신과 지모신의 융합이다.

환웅은 하늘〔天〕·빛·남성·부신(父神)의 성격을 가진 존재인 데 비하여, 곰은 땅〔地〕·암흑·여성·모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환웅은 유목문화 집단을 상징하고, 곰은 농경문화 집단을 상징하며, 또 환웅으로 대표되는 하늘숭배 사상의 문화집단과 곰으로 상징되는 지모신신앙(地母神信仰)의 문화집단이 결합하는 것을 나타낸다.

웅녀와의 혼인으로 태어난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창건했다는 것이 세 번째 구성요소이다. 이것은 혼돈으로부터 질서를 창조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건국신화는 창조신화이다. 신과 인간의 융합으로 새로운 생명이 창조되어 단군이 태어났고, 그로 말미암아 새로운 세계, 고조선이 창건된 것이다. 이러한 지모신신앙을 통해서 개인은 태어나고, 국가탄생의 기틀이 되기도 한다.

본 작품에서는 지모신신앙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자. 그리스신화에서도 원래 '지모신'이라는 말은 고대 인도신화의 '프리티비'를 이르는 말인데, 데메테르신을 가리킨다. '데메테르'라는 이름도 '데(땅)'와 '메테르(어머니)'의 합성어이다. 이 의미의 경우에는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의미로 풀이되며, 우리나라의 신화에서도 등장하기도 한다. '지모신'이 그 의미의 '지모'가 아니라면, 대지 자체를 어머니로 삼거나, 혹은 대지의 어머니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볼 수 있다. 중국의 서왕모는 [산해경]에 따르면 서방 쿤룬산에 사는 사람 얼굴에 호랑이의 이빨, 표범의 털을 가진 신인(神人)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불사의 약을 가진 선녀라고 전해진다. 한대에 서왕모의 이야기가 민간에 널리 퍼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불사(不死)의 약을 가지고 있는 선녀라고 전해진다. 원래 서왕모는 중국 변방(서쪽 곤륜산근처)의 이민족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신격화되어 중국의 남신은 옥황대제, 여신은 서왕모로 대표되어지고 있다. 서왕모는 복을 나누어주며 아들을 점지어 주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서왕모가 지모신적인 성격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현우작/ 천손이 강림하여/2008/60x90(cm)

 

 

다음 작품은 지모신신앙의 원리를 나타낸 작품이다. 가운데 원은 천신과 지모신의 융합을 나타내고 있다. 본 작품에서 연출된 배경은 천지만물을 나타낸 것이다. 하늘(天과) 땅(地 )에서의 공존과 융합을 표현하였다. 한나라의 탄생은 바로 천신과 지신의 융합을 통한 인간세상 창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전세계에 있는 탄생설화에서 살펴볼 수 있다. 모든 민족들은 자신의 민족을 하늘이 내려다준 자손이라고 생각하는 천손의 사상이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를 통치개념으로 자리잡았으며, 후대의 세상을 통치하는 기반이 되었다. 하나의 국가와 종교로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손은 새로운 창조를 이루는 사람이고,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글은 작가의 주관적 견해로 풀어서 쓴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이글을 읽으면서 주의할 점은 자기가 믿는 종교만이 진리요 다른 종교는 모두 사교이고, 그것을 믿는 사람들을 모두 이교도라고 단정해 버리는 편협성이 없기를 바란다. 본 작품에서는 우리 민족의 단일성을 작가 스스로 스토리텔링화 시켜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