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염원(念願)
작가 남현우의 태어남의 희망을 나타낸 꿈을 향한 염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태몽의 인지는 이미 생명 탄생의 시기를 예고하는 역할로서 남녀의 성스런 결합과 착상 이후에 등장해야 할 차후 매개체일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고 넓은 의미로서의 ‘태몽’을 통찰한다면 사랑과 신의로 맺어진 부부의 결실로 수태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의미하고, 간절한 염원과 소망이 깃든 생명 잉태의 미래성찰의 눈이라는 점에서 태몽이 지닌 의미는 다양한 시각으로 우리에게 탄생의 의미를 예지해 준다. 생명은 무(無)에서 만들어지는 염원(念願)이다. 태몽(胎夢)은 잉태에 관한 여러 가지 조짐을 알려준다는 꿈이다. 한 인간의 인생길을 보여주는 태몽이야말로 또렷하게 생생하게 펼쳐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많은 실증적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꿈의 생생함 여부는 장차 일어날 일의 실현여부와 비례한다. 즉, 또렷하게 기억나는 꿈일수록, 현실에서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을 예지해주고 있는 것이다. 꿈을 꾸는 주체는 바로 우리의 정신능력이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사소함과 중요함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여 희미한 꿈과 생생한 꿈으로 구분되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상원미술관 소장품/남현우작/일러스트레이션/840x1188(mm)/2004년
태몽 꿈해몽은 모든 해몽의 기본적인 전형이 되고 모태가 되고 있으며, 해몽의 열쇠를 풀어나가는 단서가 되고,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꿈해몽을 하는데 있어, 가장 정확하게 예지할 수 있는 꿈의 표상이 바로 태몽인 것이다. 꿈으로 잉태 여부, 태아의 성별, 장래의 운명 등을 풀이하는 것을 태몽점이라 한다. 태몽은 반드시 임산부만 꾸는 것은 아니며 태아의 아버지나 조부모 ·외조부모 ·고모 등 가까운 친척이 꿀 때도 있다. 또 태몽의 시기도 일정한 것은 아니며 수태 전후나 출산 전후가 될 수 있다. 이 태몽습속은 주로 민간신앙으로 전승되는 치성(致誠)이나 굿 따위 무속적인 것, 주술적인 것 또는 점 등의 형태로 전승되어 왔다. 요즘의 태몽점은 관심이 주로 성별 판단에 있지만 과거엔 장래 운명에 대한 예시로 풀이하는 경향이 많았다. 태몽사를 보면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가락국기> <죽지랑(竹旨郞)> <원효불기(元曉不羈)>, 《삼국사기(三國史記)》 <열전(列傳)>의 <김유신(金庾信)>조, 《해동명신록(海東名臣錄)》에 실린 정몽주(鄭夢周) ·이이(李珥) ·서경덕(徐敬德) 등의 태몽은 한결같이 장래에 비범한 인물이 될 것을 말해준다. 꿈을 꾼다는 사실은 꿈을 안꾸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영적인 정신능력이 뛰어남을 예지해주고 있다. 많은 실증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동·식물이나 상징물의 표상전개에서 앞으로 두게 될 자녀의 숫자 및 남녀의 구별(정확히 표현하면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은 물론 신체 이상의 여부 및 인생 길의 성공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태몽꿈의 표상전개에 따라서 장차 태어날 아이의 아이에게 닥쳐올 몇십년 뒤의 운명까지도 예지되고 있으며, 신체상의 특징 및 성격 등 일생이 투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로운 꿈의 세계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어찌 보면 태몽은 우리 인간의 손을 떠나서 한 인간의 일평생을 예지해주는 신의 계시로까지 인식되기까지 한다.
생명 탄생의 본질을 좇는 인간의 내면은 태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꿈으로 환몽하여 그 꿈이 염원으로 드러나게 됨을 실감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이중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윗부분은 염원(念願)을 나타내기 위해서 하늘이 갈라지는 이미지로 표출하였고, 아랫부분은 나락(奈落)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 부분은 태어남의 염원적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귀자나 현자의 잉태를 암시하는 작품이다.
상기 작품은 태어남의 순환전(상원미술관, 2004년 1월 14일~1월 20일)에서 발표된 남현우 작가의 작품입니다. 상업적 이용을 금하며,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